2018년 10월 31일 수요일

인천서구도서관, 책 읽어주는 도서관으로 거듭나다. - 세계타임즈

독서는 가장 기본적인 학습활동입니다. 어린이가 독서를 재미있게 생각할 수 있다면 하기 싫은 공부가 아니라 하고 싶은 공부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이 아니라 언니 혹은 오빠가 놀이하듯이 독후활동을 한다면 어린이들의 관심을 일반적으로 커집니다. 아래에 소개된 청소년 자원봉사 활동은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천서구도서관, 책 읽어주는 도서관으로 거듭나다. - 세계타임즈

[인천=세계타임즈 심동윤 기자] 인천서구도서관(관장 나영희)은 작년 청소년 자료실 신설과 동시에 구도심 내 청소년 인문학 벨트 조성을 위해 청소년 자원봉사 동아리, 인문Book 콘서트, 자유학년 오딧세이, 인천청소년인문학토론마당 등 다양한 청소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중 청소년 자원봉사 동아리인 ⌜청소년 자원봉사 플러스⌟는 책읽어주기, 명예사서, 보드게임, 하브루타 등 4개의 동아리가 활동 중이며 10월부터 「2018 우리들의 끼와 재능을 나누어 드려요!」란 주제로 지역주민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청소년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로 운영 중에 있다.
특히 책읽어주기 동아리의 ⌜책을 읽어주는 게 좋아?⌟는 청소년 친구들이 그 동안 배운 재미난 스토리텔링으로 동화책을 어린이들에게 읽어 주고 관련 독후활동을 함으로써 동생들의 확실한 놀이 멘토로 활동 중에 있다.
두 번째로 ⌜책책책!!! 책읽어주세요!⌟ 프로그램에서는 책읽어주세요 노란앞치마를 착용하고 서구도서관 어린이자료실에 매주 토요일에 상주하여 어린이들이 원하는 책을 읽어주거나 추천해줌으로써 어린이들의 독서력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지난 10월 13일, 가좌동 ⌜초록장터⌟ 행사에 참여함으로써 중고물품 및 도서교환 등을 통해 수익금의 일부를 기부하는 등 아름다운 나눔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지역주민은 "전문 강사가 수업하는 독서프로그램이 아니라 조금은 우려했는데 막상 참여해보니 청소년들의 스토리텔링 실력도 탄탄했고 청소년들만의 독특한 느낌이 있어 신선하기까지 했어요. 앞으로도 계속 참여예정이랍니다."하고 웃음까지 지었다.
이외에도 서구도서관 청소년 자원봉사 동아리에서는 '우리만의 특별한 서평전시', '(Mensa) 언니들이랑 수학놀이 하자', '청소년 보드게임대회' 등을 11월에 진행할 예정이다.
서구도서관 청소년 자원봉사 동아리 담당자는 "책을 통한 끼와 재능 나눔 프로그램은 지역주민들의 따뜻한 시선을 받으며 성황리 운영 중에 있으며 봉사에 참여하는 청소년들이 미래의 전인적 독서인으로써 성장하고 우리도서관이 정보제공 및 삶의 안식처로서의 지역 내 필수기관이 되길 바란다."고 전하였다.
기타 프로그램의 자세한 운영사항은 서구도서관 홈페이지를 참고하거나 독서진흥팀으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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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27일 토요일

독서 통한 사고 확장 및 소통, '송파구민 독서경진대회' - 시사경제신문

독후감 경진대회가 아니라 독서경진대회라서 자세히 보니 독서문화행사 중 북페스티벌, 독서동아리 대토론회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가 독서모임을 운영도 하고 참여도 해 보니 독서는 개인에게 큰 자극이 될 뿐더러 독서모임을 통해 서로의 생각을 공유해 보는 독후활동은 더욱 큰 자극이 됨을 깨닫고 있습니다. 독서경진대회가 꼭 어떻게 운영해야 한다는 정답은 없지만 취지가 독서문화를 함양한다는 목적이 있는 만큼 독후감 글쓰기에 촛점을 맞추기보다는 새로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방법론을 찾는 경지대회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독서 통한 사고 확장 및 소통, '송파구민 독서경진대회' - 시사경제신문

구민 호응 속 약 600건 작품 접수 돼
독후감, 편지글, 독후화 3개 부문별 시상
송파구(구청장 박성수)는 독서를 통한 사고의 확장 및 소통의 폭을 높이고자 '송파구민 독서경젠대회'를 개최하고 오는 26일 오후 구청 대강당에서 각 부문별 수상자에 대한 시상식을 개최한다. 
송파구민 독서경진대회는 지난 7월 19일부터 9월 20일까지 새마을문고 송파구지부를 통해 사전 접수를 받았다.
이번 대회는 전국 단위 규모인 '제38회 대통령기 국민독서경진대회'의 송파구 지역 예선에 해당하는 것으로 많은 주민들의 관심이 모아져 약 600건의 작품이 접수됐다.

접수된 작품 중 구 예선을 통과한 작품은 서울시 중앙대회에 올라가 시군구 규모로 우위를 겨루게 된다.
또, 26일 개최되는 시상식에서는 △독후감(초등·중등·고등·일반), △편지글, △독후화 3개 부문으로 나눠 진행되며  전문가 심사를 통해 총 72명의 참가자들이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된다.
시상내역은 대상 1명, 최우수상 8명, 우수상 18명, 장려상 22명, 특별상 6명, 다독 부문(장려상) 17명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수상자를 포함해 새마을 문고 회원 등 지역의 독서문화 확립을 위해 봉사하는 약 200여 명의 주민들이 함께해 자리를 빛 낼 예정이다. 
또, 대상 수장자의 독서감상문 낭독과 심사에 참여했던 송파구 문인협회의 강평 등 독서와 글쓰기 문화에 대한 조언이 이어질 예정이다.
구는 이번 구민 독서경진대회 시상식 이후에는 3년 간 모아진 출품 우수작을 엮어 문집을 편찬 할 계획이다.
교육협력과 한동명 팀장은 "송파구는 북페스티벌, 독서동아리 대토론회 등 다양한 독서문화행사를 통해 책과의 거리를 좁히고 있다"며, "독서 경진대회를 통해 독서를 통한 마음의 치유와 배움의 길로 떠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송파구에서 개최한 독서경진대회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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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24일 수요일

[일자리대책] 스마트폰 건강관리 매뉴얼 만들고 공유경제 벽 허문다 - 뉴스핌

공유경제의 벽은 현 제도하의 규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현 제도하의 사업자를 보호하는 울타리일 수 있으므로, 그 벽을 허문다는 것은 바로 갈등의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공유경제가 국민의 이익을 높인다는 측면이 있으므로 장기적으로는 그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를 일자리 대책으로 제시하는 것은 과할 수 있고 자칫 경제논리를 넘어 밀어부치기식이 될 수 있으므로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유경제 확대로 인해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것은 부차적인 효과라고 보는 것이 맞지 않을까 봅니다.


[일자리대책] 스마트폰 건강관리 매뉴얼 만들고 공유경제 벽 허문다 - 뉴스핌

비의료기관 건강관리서비스 기준 마련..스마트헬스케어 활성화 카풀 등 신교통서비스 활성화…숙박공유 허용범위 확대

[세종=뉴스핌] 임은석 기자 = # 30대 직장인 A씨는 야식을 자주 먹어 체중이 불어나면서 최근 병원에서 고혈압 판정을 받았다. 건강관리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평상시나 운동할 때, 수면 중의 맥박을 체크해주는 웨어러블기기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구매해 사용하고 있다.
# 지방에서 서울 출장을 온 B씨는 목적지까지 이동하기 위해 어떤 교통수단을 알아보던 중 택시로 가는 것이 가장 빠르다고 파악했다. 하지만 비용이 생각보다 비싸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지하철을 이용하려던 찰나 카풀 앱을 통하면 적은 돈으로도 이동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떠올려 카풀을 통해 목적지에 도착했다.
정부는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일자리창출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사진=LG디스플레이]
이번 방안을 통해 정부는 일자리 창출력 제고를 위해 이해관계자 대립 등으로 풀리지 않던 건강관리서비스와 혁신의료기술, 원격협진, 카풀과 같은 공유경제 등에 대한 핵심규제 혁신에 나선다.
우선, 건강관리서비스와 혁신의료기술을 활성화한다. 비의료기관이 제공하는 건강관리서비스 범위와 기준을 설정해 스마트폰·웨어러블기기 등을 활용한 건강관리시장을 확대한다.
현행 의료법상 의료인만 수행가능한 의료행위와 건강관리서비스의 구분이 모호해,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 매뉴얼을 마련하고, 의료법상 의료행위 유권해석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AI와 로봇 등 혁신 첨단 의료기기는 참고가능한 기존 연구가 부족해도 기술혁신성 등이 높은 경우 신의료기술로 인정하고, 신소재 활용 등 혁신 치료재로에 대해서는 건강보험 수가를 상향해 보상체계를 강화하는 등 신속한 시장진입을 지원한다.
의료법상 가능하게 돼 있는 의료인간 협진을 확대 의료서비스의 접근성을 늘린다. 이를 통해 방문간호사 등 의료계 일자리를 확충할 계획이다.
도서벽지 등 의료취약지 치매·장애인·거동불편 환자 등을 대상으로 의사와 재활·방문간호사 등 의료인간의 원격협진을 확대한다.
이를 위해 가정방문간호 중 환자상태 변동시 의사의 원격지도에 따라 간호행위 변경을 허용하고, 노인장기요양 방문간호중 원격진료 시범사업도 실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전문의와 일반의, 거점 의료기관과 1차 의료기관 등 의사와 의사간 원격협진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체계도 마련한다.
카풀 앱과 택시 앱을 통해 비교해 본 결과 카풀 이용요금이 택시보다 약 70%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좌)카풀 앱 럭시 (우)카카오택시
카쉐어링이나 카풀, 숙박공유 등 공유경제도 확대한다. 현재는 택시, 버스, 지하철 등으로 제한된 교통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선택권 제고를 위해 신교통서비스 활성화에 나선다. 다만 기존 운수업계 경쟁력 강화 등 상생방안에 대한 대책 마련도 함께 진행한다.
숙박공유에 대한 허용범위를 늘리면서 투숙객 안전 확보 등 제도정비를 함께 실시한다. 현행법상 숙박공유를 하기 위해서는 공중관리법상 숙박업으로 신고를 하거나 관광진흥법상의 호스텔업이나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으로 등록을 해야 한다. 신고를 했다고 하더라도 도심에서 도시민박업으로 등록을 하고 내국인을 받으면 불법이다.
정부는 또 공간·재능 등 주요 분야별 공유경제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연내 '공유경제 활성화 방안'을 추가로 발표할 계획이다.
fedor0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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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23일 화요일

공유경제와 혁신성장- 법률신문 오피니언

공유경제와 혁신성장- 법률신문 오피니언

강태욱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입력 : 2018-10-22 오전 9:49:52
공유경제가 가져오는 사회적 효용과 그 명암은 적어도 IT 업종과 관련하여서는 너무 많이 얘기해서 더 이상 우려먹을 것도 없는 해묵은 주제다. 그만큼이나 잘 풀리지 않는 주제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현 정부 출범과 함께 혁신 성장의 선도자로 화려하게 데뷔한 4차산업혁명위원회에서도 야심차게 해결해보고자 했지만 1년이 넘도록 그다지 의미있는 결론을 이끌어 내지 못한 이슈이기도 하다.
차량 공유 서비스를 살펴보자. 영업용 차량 서비스 시장은 순간의 콜을 따기 위해 경쟁하는 택시 호출 사업의 입장에서 보면 다수의 경쟁자가 동등한 정보를 가지고 참여하는 완전경쟁 시장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렇지만 한 걸음만 벗어나보면, 각종 영업허가와 면허가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이 투입되기도 하며, 서민 물가를 안정시킨다는 명목으로 가격이 철저히 통제되는 규제 주도적인 시장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외부에서의 시장 진입은 규제기관이 쳐놓은 철의 장벽을 뚫어야 할 뿐만 아니라 이미 우선적인 혜택을 받은 내부자들의 저항을 파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당히 어려운 영역이기도 하다.

세계 여러 나라를 제패한 우버가 결국 규제의 장벽에 막혀 우리나라에 거의 진입하지 못한 것을 무작정 비난할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하여 자랑할 만한 일이라 보기도 어렵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배달앱 시장을 제패한 우리나라의 배달의 민족이 그보다 늦게 출시된 배달앱인 중국의 '어러머'나 인도네시아의 '고젝'보다 시장가치의 평가가 몇 분지 일에 불과하고 여전히 중소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자영업자들을 위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며 그 대표를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채택하여 면박을 주는 것이 과연 공정경쟁과 혁신성장에 어떠한 효과가 가져올지 의문만 있을 뿐이다.

'모든' 규제는 필요에 의하여 만들어진 것이고 그 존재의 필요성이 없는 규제는 아무런 전선이 걸리지 않은 전봇대만큼이나 찾기 어렵다. 그렇지만 혁신을 통한 성장은 참새가 쉬어가는 용도로만 사용되는 전선을 걷어내기 따위로 가능한 것이 아님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강태욱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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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22일 월요일

국가권력에 앞서는 양심…안티고네 "비열하게 죽고 싶진 않아" - 한국경제

오빠의 시신을 매장한 죄로 사형선고를 받고 산 채로 매장되었다가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안티고네의 비극은 생각거리를 제공합니다. 소크라테스도 복종한 국가의 권력에 대하여 안티고네는 용기있게 불복종을 선택했고 그것이 이후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입니다.


국가권력에 앞서는 양심…안티고네 "비열하게 죽고 싶진 않아" - 한국경제

소포클레스와 민주주의
배철현의 그리스 비극 읽기 (23) 불복종(不服從)

깨어있는 개인과 대중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개인
사회의 동력을 유지하는 힘
다수결은 최선의 선택 안돼

언니 외면하는 이스메네
"불행한 가문…조용히 살아야
왕의 명령을 거역할 수 없어
여성들은 순응하는 피지배자"

안티고네의 용기
유일한 핏줄도 외면하는 행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선택
"나는 내 오빠를 매장할거야"
미국 조각가 윌리엄 헨리 라인하트(1825~1874)의 1870년작 '폴리네이케스의 시체에 헌주하는 안티고네'(대리석, 178.4×61×100.3㎝). 미국 워싱턴DC 스미스소니언미술관 소장.
개인의 숙고를 통해 자신의 고유한 생각을 표현할 수 없을 때, 그 개인들은 자신의 불안감을 '대중(大衆)'이라는 거대한 가면에 씌워 힘을 규합하고 팽창한다. 깊은 생각을 연습하지 않고 육신의 편안함과 자극에 탐닉하는 대중의 힘을 정확하게 파악한 독재자는 미디어를 이용해 권력을 유지하며 개인의 소수 의견을 다수결 원칙에 따라 무시하거나 묵살한다. 정보기술(IT) 세계에선 그런 조작이 더욱 용이하다.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행위는 거룩하다. 그 의견은 국가권력과 미디어가 원하는, 양 떼와 같이 순응하는 대중을 일깨우는 총성이다. 인간은 스스로 자신을 위한 최적의 해결책을 찾으려 고군분투할 때 비로소 인간이다. 국가는 그런 개인들이 상충하는 의견들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경청과 토의를 통해 최선을 이끌도록 독려하는 터전이 돼야 한다.

대중(大衆)

역사는 명료한 정신과 그 정신을 행동으로 옮기려는 의지를 실현하려는 용감한 개인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전진한다. 자주적이며 독립적이고 특정 이념에 편향되지 않은 공평한 인간이 선진적인 문명과 문화의 기둥이다. 만일 한 사회가 그런 개인들을 찾을 수 없다면 그 사회는 머지않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동력을 잃고 소멸할 것이다.

한 사회의 의미심장한 변화는 항상 개인에서 출발한다. 사람들의 청원이나 다수결을 통한 결정이 최선의 선택은 아니다. 그 결정에 참여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편견이나 욕심에 근거해 서로 용납할 수 없는 다양한 이유로 자신의 의견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대중으로부터 혹은 대중의 힘을 얻은 권력에 의존하는 행위는 개인이 지닌 고유한 자유와 권리를 포기하는 직무유기다. 한 국가의 수준은 개인의 수준이다. 국가는 사실 존재하지 않는 허상이다. 한 개인의 사사로운 태도가 국가의 좌표를 제시하고 운명을 바꿀 수 있다. 소포클레스의 비극 《안티고네》에 등장하는 두 자매 중 이스메네는 대중에 대한 은유이고, 안티고네는 개인에 대한 은유다.

"우리는 여자예요."

안티고네는 자신의 양심대로 오빠 폴리네이케스의 시신을 매장할 참이다. 안티고네의 삼촌이며 테베의 왕인 크레온은 테베를 공격한 폴리네이케스를 도시문명의 근간인 양보와 협동을 의도적으로 파괴한 반문명적인 반역자로 여긴다. 그래서 그의 시신을 아무렇게나 내다 버려 들짐승의 먹이가 되도록 방치한다. 크레온에게 폴리네이케스는 문명과 문화가 없는 짐승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안티고네는 동생 이스메네에게 도시문명과 문화의 법보다 중요한 양심에 따라 오빠의 시신을 매장하자고 권유한다. 이스메네는 이성적이며 사리에 밝은 도시 여성이다. 그녀는 언니의 간곡한 부탁을 거절한다.

"언니, 곰곰이 생각해보세요." 이스메네는 세 가지 이유를 들어 폴리네이케스의 매장을 반대한다. 그 이유들은 대중이 지닌 무기력함을 표현하는 전형적인 핑계들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이스메네는 자신의 가문을 치욕스럽게 생각한다. 아버지이자 오빠인 오이디푸스는 자신이 마주친 반인륜적인 비극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두 눈을 상하게 해 장님이 된 후 증오와 멸시 속에서 세상을 떠났다. 그녀의 어머니 이오카스테는 오이디푸스의 아내이자 어머니다. 그러니 이스메네에겐 어머니이자 할머니다. 그뿐만 아니다. 두 오빠인 에테오클레스와 폴리네이케스는 권력에 눈이 멀어 전투를 벌이다 한날한시에 서로를 살해했다. 이런 가문의 생존자인 이스메네는 남의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사는 것이 현명한 일이라고 판단했다.

둘째, 이스메네는 개인으로서 개인의 집합체인 도시의 법과 도시 권력의 상징인 왕의 명령을 거역할 수 없다고 말한다. 오빠들처럼 도시의 법을 무시하고 왕의 명령이나 권력에 맞서는 일은 반문명적이며 어리석은 처사라고 판단한 것이다. 왕의 명령을 거역하는 행동은 비참한 죽음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개인은 도시 안에 살면서 안전, 교육, 정체성 확보와 같은 혜택을 누리기 때문에 다른 시민들처럼 튀는 행동을 삼가고 법을 준수해야 한다. 이스메네의 이런 주장은 소크라테스가 아테네 법정에서 자신에게 언도된 사형을 기꺼이 승복한 이유와 일맥상통한다. 소크라테스는 아테네 시민들의 투표를 통해 결정한 사형 언도를 거역하는 일은 아테네 도시문명과 정신을 파괴하는 반역행위라고 생각했다. 그는 자신이 아테네에서 시민으로서 누려온 다양한 혜택을 상기하며 감옥 탈출을 종용한 친구들의 제안을 거절했다. 소크라테스는 아테네의 법이 악법인 줄 알면서도 국가권력에 복종하는 것이 아테네의 위대함을 유지하는 것이라 해석했다면, 안티고네는 개인의 양심이 국가권력보다 앞서는 가치라고 주장한다.

셋째, 이스메네는 안티고네의 제안을 거절하는 가장 강력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는 명심해야 해요. 첫째, 우리는 여자예요. 남자들과 싸우도록 태어나지 않았어요. 그다음으로 우리는 더 강한 자(남성)의 지배를 받고 있는 만큼 이번 일은 물론이고 더 괴로운 일이라도 복종해야 해요."(61~64행) 이스메네는 남성이 가정, 사회, 도시, 그리고 국가를 운영하는 지배자며 여성은 남성의 명령을 받고 순응하는 피지배자라는 가부장적인 세계관을 지녔다. 그런 사회 통념이나 구조는 바뀔 수 없는 절대적인 것이라고 믿는다. 자신과 같은 일개 여성은 그런 틀을 수용하고 그 안에서 자신의 최선을 찾을 수밖에 없다. 이스메네에게 그녀가 살고 있는 도시 테베의 전통과 법, 그리고 남성 권위주의의 상징인 크레온의 명령은 평가를 넘어선 절대적인 선이다.

"나는 오빠를 매장할 거야."

안티고네는 이스메네의 말을 듣고 더 이상 설득하지 않는다. 아무리 설득한다고 해도 이스메네의 마음과 세계관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 안티고네는 퉁명스럽게 말한다. "너는 너 좋을 대로 생각해. 나는 그분(폴리네이케스)을 매장할 거야."(71행) 안티고네는 자신의 생각을 바로 행동으로 실천한다. 생각이 행동으로 이어지지 못하면 그것은 탁상공론이자 거짓이다. 생각이 행동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면, 그것은 역사가 되고 진실이 된다. 안티고네는 테베에서 그런 자신의 행위를 이해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유일하게 남은 핏줄인 이스메네조차 자신의 제안을 두려워하며 거절했기 때문이다.

안티고네의 말은 종말론적이다. 그녀의 말은 반드시 행동으로 옮겨진다. 그런 말과 행동은 죽음조차 초월한다. 안티고네는 말한다. "그렇게 한 후, 내가 죽는다면 얼마나 훌륭하냐?" 여기서 '훌륭하다'는 '칼론(kalon)'이란 그리스어의 번역이다. 칼론은 좁은 의미로는 '숭고한' '훌륭한'이란 뜻이다. 고대 그리스어에서 탁월한 인간을 표현하기 위해 자주 등장하는 문구가 '칼로스 카아가쏘스(kalos k'agathos)'다. 카아가쏘스는 '카이 아가쏘스'의 축약으로 '그리고'를 의미하는 접속사 '카이'와 모음으로 시작하는 형용사 '아가쏘스'가 합쳐진 단어다. '칼로스 카아가쏘스'의 의미는 '탁월하며 정직한'이란 의미다. 칼론은 육체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명사로도 사용되지만 윤리적으로 또는 미적으로 섬세하고 탁월한 상태를 표현하는 형용사로도 쓰인다. 멋진 의상과 현악사중주도 칼론이며, 그 옷을 적절한 상황에서 입고 행동하고, 현악사중주의 연주가 감동적으로 표현되는 과정 또한 칼론이다. 안티고네는 오빠를 매장하는 행위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기 때문에 죽음도 두렵지 않다. 그런 자신의 행위는 '거룩한 범행'으로 세상의 어떤 권력도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불복종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1849년 '정부에 대한 저항(Resistance to Civil Government)'이란 에세이를 썼다. 소로는 이 에세이 내용을 1866년에 강연한 후 제목을 '시민 불복종'으로 수정했다. 이 글은 미국 정부와 정책, 특히 당시 미국의 행태인 노예제와 멕시코 침략전쟁을 다뤘다. 그는 정부가 대중으로부터 권력을 보장받는다고 주장한다. 대중이 가장 합법적이고 정당한 해법을 제시해서가 아니라 가장 강력한 힘을 소유하기 때문이다. 소로는 국가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인 개인의 권리를 '불복종'이라는 주제를 통해 주장했다. 기원전 5세기 안티고네는 인간 누구에게나 부여된 '양심'을 불복종의 원칙으로 제시했다. 이스메네는 자신이 여자로서 '도시'의 뜻을 거역할 힘이 없다고 자조적으로 말한다. 반면 안티고네는 단호하게 말한다. "나는 아무리 괴로운 일을 당하더라도 비열하게 죽고 싶지는 않아."(96~97행)

배철현 <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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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19일 금요일

[천자 칼럼] 인터넷 마녀사냥

[천자 칼럼] 인터넷 마녀사냥 - 한국경제


허원순 논설위원
'마녀사냥'이라고도 하는 마녀재판은 종교재판의 하나였다. 기독교권 국가들에서 15세기부터 18세기까지 이어진 인류사의 치부다. 극단적 공포분위기에 일방적 심문과 고문까지 자행된 마녀재판은 유럽의 흑역사이자 기독교가 절대권력이었던 시기의 어두운 이면이다. 1691년 신대륙의 한 마을에서 25명이 숨진 '세일럼 마녀재판'에서는 목회자까지 희생됐다.

마녀재판은 선동적이었고 단순했다. 끝까지 마녀임을 인정하지 않으면 '역시, 독한 마녀'로 처형됐다. 억지 자백을 하면 마녀이기에 화형이 당연했다. 백년전쟁 때 프랑스를 구한 잔 다르크도 마녀재판으로 희생됐다. 한때의 '행운의 여신'에서 이단으로 몰린 19세의 그 소녀는 광장에서 화형을 당했다.

'천사의 시작이자, 짐승의 끝이 인간'이란 말처럼 인간사회는 양극단을 오간다. 그래서 종종 집단광기도 발산된다. 인민재판 여론재판이 다 그렇게 비롯된 일이다. 본질은 마녀재판과 비슷하다. 직접민주주의라는 허울로 광장에서 빚어지곤 하는 선동적 대중독재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인권이 신장되고 과학이 발달해도 인간사회에서 '미신의 총량'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면 비약일까. 마녀 같은 옛 미신이 없어진 자리에 새로운 미신이 들어서고, 이를 두고 사회는 갈등한다. 환경원리주의, 탈(脫)원전, 하천과 강물의 관리활용 같은 논쟁적 현안에서도 한쪽은 과학을 끌어들이지만 다른 쪽에서는 '현대판 미신'이라고 비판하는 게 현실이다.
마녀는 사라졌지만 마녀사냥적 행태, 마녀재판식 선동까지 없어진 것은 아니다. 인터넷 곳곳이 현대판 마녀재판정으로 전락했다. 넘치는 자유게시판에 '악플' 투성이다. 표현 자유를 넘어선 언어테러가 가짜뉴스와 경쟁하는 요지경이 됐다. 권리는 넘치지만 책임은 없다. '신상털기'에 걸려 인격살인을 당하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자정과 자율규제는 멀고도 멀다.

1년 전 '240번 서울 시내버스 기사모함 사건'으로 우리 사회의 인터넷 표현문화에 대한 자성이 일시 있었다. 하지만 변하지 않았다. 경기도 김포 한 어린이집의 30대 보육교사가 돗자리를 터느라 원아를 방치한 것으로 오해받아 괴로워한 끝에 13층에서 투신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사실 확인도 없는 인신공격, 무분별한 신상털기가 난무한 '맘카페'가 진앙지였다.

인터넷의 현대판 마녀사냥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사회가 평등해질수록 작은 불평등을 더 못 참고, 공정해질수록 조그만 불공정에도 분노부터 하는 즉흥적 경향이 한층 심해지는 모습도 그중 하나다. 절제 안 되는 자유가 타인을 향한 흉기라는 사실은 계속 간과된다. 도심의 광장도, 인터넷의 광장도 다 흉기가 될 수 있다. 공정하고 공평한 사법체계를 완성해가는 것은 이래서도 중요하다.

huh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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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15일 월요일

소진공, '전통시장 아이디어 공모전…16건 최종 선정

한국퍼실리테이션포럼이 주관하여 공모전 신청모임이란 퍼실리테이션을 통해 도출된 아이디어를 제출하였습니다. 16건이 최종 선정되었다고 기술되었는데 어떤 내용이 선정되었는지는 기사에 없습니다. 그래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사이트를 찾아 들어갔더니 우리가 정리하여 제출한 아이디어는 선정되지 않았음을 제출자 성명을 보고 확인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위안을 받은 것은 다음 문구였습니다.

16인(팀) 외 참가해주신 전원에게는 별도 기프티콘 증정 예정입니다.  (10월3주차 이후)

어떤 아이디어를 도출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선정에서 제외되었다고 생각하니 그다지 기분이 좋지는 않습니다. 너무 퍼실리테이션 형식에만 치우치다 보니 제3자가 볼 때 좋은 아이디어로 평가받지 못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소진공, '전통시장 아이디어 공모전…16건 최종 선정

김흥빈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사진 오른쪽)이 '전통시장 활성화 아이디어 공모전' 대상 수상자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지난달 20일부터 15일간 연 '2018 전통시장 활성화 아이디어 공모전' 결과, 최종 16개 아이디어가 선정됐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공모전은 전통시장이 지역 고유의 맛과 멋을 가진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는 참신한 정책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한 행사다. 총 150건의 아이디어가 접수돼 16건이 최종 선정됐으며 이중 10건은 장려상을 확정했다. 상위 6건의 아이디어에 대해선 '2018 전국우수시장박람회'에서 별도의 발표 평가를 진행했다.

대상으로는 메이커스페이스를 활용해 지역주민과 상인들이 융복합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아이디어(문헌규외 2명)가 선정됐다. 메이커스페이스란 3D 모델 파일과 다양한 재료들로 고객이 원하는 사물을 즉석에서 만들어 낼 수 있는 공간이다. 대상 아이디어는 사전 교육을 통해 시장 상인들에게 해당 공간의 운영권을 주고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회원제 서비스를 운영한다는 것이 골자다. 시장 상인과 지역주민간 상생협력이 핵심이다.

김흥빈 소진공 이사장은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 속에 이번 공모전이 잘 마무리 돼 기쁘다"며 "소진공은 좋은 아이디어들을 더욱 발전시켜 전통시장 활성화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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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13일 토요일

휴대폰으로 ‘입법 구매’ ‘입법 펀딩’ 할 수 있다면 어떨까

휴대폰으로 '입법 구매' '입법 펀딩' 할 수 있다면 어떨까

[정치BAR] '정치참여 플랫폼' 창업 ― 쇼핑하듯 입법 참여 "정당은 대기업…시민욕구 반영 느려" IT·상상력 결합 '정치 스타트업' 싹터 크라우드펀딩 통해 입법촉구 광고 후원자엔 법안 관련 기념품 제공 '원하는 법안 구매' 쇼핑몰도 추진 ― 게임하듯 의회 체험 보드게임 만들어 정치과정 교육 무소속 출마 선거지원 컨설팅도 '청소년 동물 해부 금지' 첫 성과
투정이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 게시한 데이트폭력방지법 입법 촉구 광고(왼쪽)와, 후원자에게 제공한 휴대전화 케이스. 투정 제공
정치를 '즐기는' 시대가 오고 있다. 기성 정치 시스템 바깥에서 다양한 정치적 상상력을 구현하려는 이들이 움직인다. 이른바 '정치 스타트업'이다. 이들이 보기에 기존 정당이나 시민단체는 사회의 다양한 욕구를 반영하는 데 굼뜨다. '목소리'를 내고 싶어도 정치권의 벽은 높고, 내가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법안을 국회의원에게 전달하는 방법도 알 수 없다. 입법정보 누리집은 불투명하고 불친절하다.

그래서 나섰다. 누구나 정치를 좀 더 쉽고 재미있게 할 수 있도록. 마치 쇼핑하듯, 게임하듯.

■ "입법이 중요한데 왜 언론에선 잘 안 보이죠?" 31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12번 출구 앞에는 "8개월째 통과 안 되는 데이트폭력법, 의원들에게 심사를 촉구하고 싶다면?"이라는 대형 광고가 붙어 있다. '입법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표방하는 스타트업 기업 '투정'(to.정치)이 게재한 광고다. '투정'은 대학생 김예인씨가 지난해 봄 컴퓨터 프로그램 동아리에서 만난 동료 학생 2명과 의기투합해 시작했다. 자신이 지지하는 입법안에 일정 금액을 후원하면 후원금은 입법 촉구를 위한 광고 등에 쓰이고, 이와 관련해 기념 제작된 상품을 받는 방식이다. 투정은 지난 5월 주변에서 데이트 폭력을 겪은 사연을 듣고 데이트폭력방지법 입법 촉구를 위한 펀딩을 했다. 한달도 안 돼 669명이 920만원을 모금했다. 국회의원에게 전달된 전자우편 청원도 800건이 넘는다. '데이트폭력방지법 촉구' 광고는 지난 4일부터 한달 동안 강남역 출구에 게시된다. 후원자에게는 성폭력 고발운동 지지 의미가 새겨진 휴대전화 케이스, 타투 스티커를 만들어 제공했다.
지난 20일 서울 서강대 캠퍼스 내 에스지엠(SGM) 랩에서 투정 김예인 대표(왼쪽 둘째)가 팀원들과 함께 회의를 하고 있다. 이경미 기자
지난 20일 서강대에서 만난 김 대표는 투정 설립 계기에 대해 "입법은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커서 중요한데, 언론에선 잘 다루지 않는다. 그래서 누구나 입법정보를 쉽게 파악하고 참여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국회나 정부의 입법정보 사이트가 있지만 원하는 세부정보 검색이 잘 되지 않고 접근성이 떨어져, 직접 서비스 개발에 나섰다고 한다.

팀원들이 모두 20대인 만큼 펀딩할 법안도 20대가 관심 갖는 분야를 찾는다. 다음 프로젝트로 유기견 문제 해결을 위한 동물등록법 개정안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김 대표는 "우리의 관심사보다는 특정한 일로 어려움을 겪는 사연자를 발굴해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입법안을 찾으려고 한다. 현재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연을 모집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크라우드펀딩을 조금 더 재밌게 하기 위해 플랫폼을 '법안 쇼핑몰'로 재단장하고 있다. '내가 원하는 법안을 쇼핑한다'는 개념을 적용하는 것이다. '법안 구매하기'를 선택하면 해당 상임위원회 의원들에게 청원 전자우편을 보낼 수 있고, '내 인생으로 배송하기'를 선택하면 입법 현황 구독 서비스와 디자인 상품을 배송받는 식이다. 김 대표는 "밀레니얼 세대가 자신의 삶에 밀접한 정치 과정에 즐겁고 쉽게 참여하도록 돕는 게 우리의 소셜 미션"이라고 말했다.

■ "정치는 게임이다!" 정치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해보겠다는 취지로 지난해 설립된 스타트업 '칠리펀트'는 정치교육을 쉽고 재밌게 할 수 없을까 고민하다 보드게임 3종을 만들었다. 의회정치, 대통령, 공직사회 세 종류인데, 각각의 게임을 통해 정치 과정을 모의 경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의회정치' 게임은 참가자들이 국회의원 역할을 맡아 서로 협상을 통해 자신이 추진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점수를 쌓아가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상임위원회 등 국회의 역할, 입법 절차를 배운다. '대통령' 게임은 대통령의 자질과 역할을 학습하도록, '공직사회' 게임은 정부의 공직 종류와 직급을 파악하도록 설계했다. 박신수진(32) 칠리펀트 대표는 "토지 공유제를 주장했던 미국 경제학자 헨리 조지의 사상을 사람들이 알기 쉽게 보드게임 형태로 만들었던 '지주게임'에 착안해, 정치에 관한 기본 지식을 쉽게 알리고자 보드게임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일부 학교에서는 방과후 수업 교재로 구매해 간다고 한다. 칠리펀트 직원들이 직접 학교에 나가 수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칠리펀트는 올가을에 사법체계, 정당정치, 국정운영 등 세 주제의 게임을 더 만들 참이다.
지난 18일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의회정치 보드게임을 하고 있다. 칠리펀트 제공
칠리펀트는 정치교육뿐 아니라 정치참여 사업도 벌이고 있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또 다른 스타트업 '폴리시브릿지'와 함께 무소속 출마자들의 선거를 돕는 온라인 통합지원서비스 '첼렉션'을 운영했다. 후보들의 표어, 홍보 문구를 비롯해 공약·정책, 선거운동 전략 등을 컨설팅했다. 비록 당선자는 배출하지 못했지만 칠리펀트는 첼렉션의 가능성과 취지를 살려 앞으로도 계속 운영해나갈 계획이다.

■ 시민 힘으로 이룬 '동물 해부 금지법' 국회의원 비서관 출신 이현승(36)씨가 만든 '폴리시브릿지'는 캠페인을 하려는 사람이면 누구나 같은 뜻이 있는 동료를 찾고 서명운동·입법청원·펀딩을 할 수 있는 플랫폼 '폴박스'를 운영한다. 국회 근무 당시 미세먼지 문제를 고민하는 시민들이 캠페인 시작이나 입법 절차, 국회에 의견을 전달하는 방법을 잘 몰라 어려워하는 걸 보고 이 서비스를 개발했다. 캠페인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입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이 대표가 가진 국회 경력을 최대한 활용한다. 2년 전에는 몇가지 법안을 사이트에 올려놓고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법안을 입법 추진하기로 했는데, 청소년 동물 해부 실습을 금지하는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1등을 했다. 이후 홍의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해당 법안을 발의했고 지난 3월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현승 대표는 "시민들이 정치에 대한 관심과 참여 욕구가 높다. 다만 방법을 잘 모르는 경우가 있는데, 이들에게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해 정치를 이들 앞에 가져다 놓고 싶다"고 말했다. 폴리시브릿지는 이외에도 정책자문, 입법정보 개발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폴리시브릿지 대표 이현승(가운데)씨가 지난 1월 서울 마포구의 한 서점에서 6·13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이들에게 선거전략 등을 강의하고 있다. 폴리시브릿지 제공
■ "시민에게도 자격이 필요하다" 이들 외에도 토론 커뮤니티 플랫폼 '빠띠', 일상생활의 사소한 변화를 모색하는 정책개발 모임 '시민이 만드는 생활정책연구원' 등 다양한 형태의 단체가 기성 정치 밖에서 정치참여 모델을 만들고 있다.

정당이나 시민단체에서도 비슷한 활동을 할 수 있을 텐데 굳이 별도로 하는 이유는 뭘까? 폴리시브릿지 이현승 대표는 "거대 정당에 있으면서 대기업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때그때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며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공부해 빠르게 정치에 적용해보기 위해 국회 밖으로 나왔다"고 했다.

이들의 활동은 기존의 진보·보수 이념에 구애받지 않는다. 박신수진 칠리펀트 대표는 "흔히 새는 좌우 날개로 난다고 하는데, 우리는 그 전에 왜 날아야 하고 어떻게 날아야 하는지 아는 게 먼저라고 생각한다. 시민에게도 자격이 필요하다는 게 우리의 철학"이라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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