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15일 일요일

역량을 심사하는 전문가

요즈음 오디션 프로그램이 많습니다. 또한 오디션 형식을 취한 프로그램도 많습니다. 오디션의 기본은 오디션 신청자가 있고 심사자가 있으면 심사방식 혹은 절차가 있습니다. 오디션이 끝나면 합격자가 결정됩니다.

지금 K-pop 오디션 캐스팅 프로그램을 보면서 생각을 해 봅니다. 합격자를 뽑는 심사위원은 전문가인데 과연 일반 시청자와 비슷한 심사기준 혹은 심사결과를 갖고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져 봅니다. 일반 시청자도 프로그램을 보면서 먼저 판단해 보는 동안 자신의 심사결과와 프로그램의 심사위원이 동일한 결과를 보였다면 과연 일반 시청자도 심사위원의 자격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일반 시청자가 정확한 심사를 할 만한 전문가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심사에서 중요한 요소는 전문성외에도 공정성이 있습니다. 외압이 없이 독립성을 갖고 독자적인 판단으로 심사를 하는 것이 공정성입니다. 전문성이 심사기준에 따라 신청자가 기준에 부합하는지 혹은 상대적으로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있는 역량이라고 한다면, 공정성은 그 판단결과를 심사위원 본인의 의지대로 발표할 수 있는 역량이 아닐까 합니다.

제가 종사하는 분야는 공정성이 그다지 훼손되지 않는 분야입니다.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이권이 크지 않아 공정성을 방해하는 동기가 그다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마다 공정하다 혹은 공정하지 않다 라고 말할 수 있는 여지는 언제든지 발생합니다. 그래서 제도적으로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하는 노력은 바로 절차를 사전에 마련하고 이해관계가 개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전문성의 측면은 외부적으로 나타나는 실적으로 기준을 정해 측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는 그 기준이 심사위원마다 편차가 발생하거나 강조점이 상이할 수 있는 여지는 있습니다. 그리고 그 편차는 오류가 작동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류를 줄이는 방법은 기준에 따라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집중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청인의 입장에서는 심사결과가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심사결과에 대하여 승복합니다. 왜냐하면 전문성을 갖고 공정하게 심사가 이루어졌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때로는 불복하거나 혹은 이의를 제기하기도 합니다. 심사자의 입장에서는 신청인의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제3의 심사자를 초대합니다. 이것이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일반 시청자들의 투표권한을 인정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일반인은 전문성도 없고 공정성도 없기 때문에 이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일정 기간 심사의 문제점은 감추어질 수 있습니다. 이해관계자가 많지 않을 때 가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해관계자가 늘어날수록 그 문제점은 감추기가 어렵게 됩니다. 왜냐하면 심사와 관련된 권위가 더이상 사회적으로 수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시장원리가 작동하여 자연스럽게 퇴출되게 되는 것입니다.

좀 길어졌지만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서 현재 제가 종사하고 있는 분야와 관련지어 생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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