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걸 먹으면 아이디어를 도출하기 쉽다
지난 주에 이어 저는 상기의 명제를 실험했는데 앞의 조건이 제가 예상하지 못하게 반대로 나타나서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세사람이 모여 각자 자기 소개를 짧게 한 후 파니니를 먹었습니다. 물론 먹기전에 사진찍은 앱 푸디(Foodie)를 소개하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파니니에 대하여 설명하면서 각자 먹기 시작했는데 제 예상과 달리 한 분이 이 메뉴가 기대했던 것과 다르다고 얘기하여 저는 조금 당황했습니다. 그 분의 말은 이 메뉴는 젊은이들이 선호할지 몰라도 시니어들의 취향이 아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일견 공감도 가지만 모임에 초대한 저로서는 예상밖의 반응이라서 몇 가지 질문을 한 바, 파니니와 함께 나온 발사믹 소스가 너무 강해 야채의 신선한 맛을 오히려 해치고 있고, 까망베르 파니니의 달달한 맛보다는 숯불고기 파니니가 그나마 더 낫다는 평가를 들었습니다. 함께 주문한 총각네 주스에 대한 평가는 없었는데 커피를 별도로 요청한 것으로 미루어 높은 평가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저에게 함께 커피를 먹자고 하여 먹어보니 전에는 좀 쓴 맛이었는데 엷은 맛이 제 취향이어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기대와 다른 혹평을 들으면서 저도 파니니의 맛을 음미해 보니 저에게도 꿀이 발라진 까망베르가 아닌 그대로의 까망베르가 더 맛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까망베르보다는 숯불고기 파니니가 더 끌렸습니다. 저는 키위주스를 시켰는데 그런 대로 맛있게 먹었습니다.
다른 한 분의 경우 상당히 긍정적인 성향이어서 파니니에 대한 제 설명을 경청하고, 맛도 있다는 평가를 했습니다. 그러나 역시 시니어보다는 주니어에게 메뉴가 잘 맞겠다는 피드백을 주셨습니다.
아이디어 도출하기 전에 맛있다고 생각하는 음식을 먹어야 제가 입증하고 싶은 명제가 참인지 거짓인지를 알 수 있는데 전제가 성립되지 않아 명제를 바꾸게 되었습니다. 즉, 자기가 먹고 싶은 음식을 먹으면 오히려 아이디어가 잘 안 나온다 라는 명제가 되어 버렸고, 이후 아이디어 도출을 진행했는데 지난번보다 피드백이 긍정적이지 않았습니다. 즉, 바뀐 명제가 맞다는 결론을 얻게 된 것입니다.
이를 통해 제가 알게 된 것은 먹을 것이 있더라도 그것이 구성원들이 원하는 것이 아니면 오히려 부정적으로 작용하게 되어 아이디어 도출을 방해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즉, 구성원과 분위기에 맞는(오늘은 밖에 비가 왔음) 음식 메뉴가 있었다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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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니니와 치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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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망베르 파니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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숯불고기 파니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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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즈브라운 종로점 내부 모습 |
아이디어 도출결과
진행방식은 지난번과 동일하게 명목집단법에 대하여 설명한 후 각자 아이디어와 관련하여 다른 구성원들의 도움을 받고 싶은 질문을 2개씩 돌아가며 말하고 다른 사람들은 그에 대한 자신의 아이디어를 포스트잇에 적어 제출하는 방식입니다. 이 방법의 장점을 설명하고 우선 도움을 받고 싶은 질문을 적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도 제가 미리 A4 용지를 준비하지 못해 이면지를 활용하는 잘못을 범했습니다. 이 부분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열린 마음으로 자신의 아이디어를 주기보다는 보상을 해야 한다는 의무감에서 아이디어를 주다보니 한계가 보였습니다. 저는 나름대로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려고 노력했지만 분위기를 바꾸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다른 두 분이 받는 피드백은 흐지부지 되었고 제 것만 다음 사진과 같은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창업가게 2017년도 1사분기 학습모임의 주제로서 "서포터즈의 모임"을 생각하고 있어 이 모임에 참여할 사람들을 모을 아이디어를 구했는데, 아이템이나 혜택을 주지 않으면서 서포터즈를 모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의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제가 경험한 서포터즈의 생각들을 설명해 보니 조금은 의견이 달라지는 것을 느꼈지만 과연 그런 모임이 가능할까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른 한 분은 학습모임이라는데에 대하여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었지만 구체적인 참여자 모집방법에 대한 아이디어를 받을 수는 없었습니다.
두번째 주제인 시니어들이 배우고 싶어하는 내용에 대하여는 "유망한 자격증"이라는 키워드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자격증에는 돈벌이의 측면도 있지만, 성과물로서의 측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퍼실리테이터라는 자격증에 대하여 예를들어 설명을 했지만 그에 대한 반응은 별로 느끼지 못했습니다. 이 키워드로 한번 페이스북에서 페이스북 친구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좋겠다는 시사점을 얻은 것 같습니다.
자서전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한 분에게 피드백을 주는 과정에서 공동출판을 멋지게 하는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한분 한분 자서전을 작성하는 것도 좋지만 사업성을 위해 스토리가 될 만한 시니어를 찾아 멋진 기획력을 가진 출판전문가가 참여하여 공동저자인 자서전이 나오면 사업성이 있겠다는 의견입니다. 공감이 많이 갔습니다.
향후 보완사항
나머지 한번의 파니니 모임을 할 기회가 있는데 음식메뉴를 바꿀 수는 없으니 이 메뉴가 눈에 들어오도록 모임공지의 사진을 변경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누가 참석대상인지 쉽게 알 수 있도록 함으로써 예상과 다르다는 느낌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또한 장소를 찾기가 쉽지 않으므로 친절하게 찾을 수 있도록 안내를 자세히 해야 하겠습니다. 다음 모임을 아직 공지하지 않았지만 오늘의 성찰을 토대로 가능한 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잘 기획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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